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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얘기/기록관리.정보공개

알릴 게 많은 정부, 숨길 게 많은 정부

by betulo 2012. 7.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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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세기 미국 독립언론의 영웅으로 추앙받는 이지 스톤은 이렇게 말했다. “모든 정부는 거짓말을 한다.” 정부는 때론 알리고 싶은게 많아서, 때론 감추고 싶은게 많아서 거짓말을 한다. 그 피해는 국민 몫이다. 거짓말을 못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고구려 도읍이었던 평양성에는 지금도 공사구간별 책임자 이름을 새긴 돌덩이가 남아있다. 학계에서 이걸 ‘각자성석’(刻字城石)이라고 부른다. 수원 화성 건설 과정을 기록한 조선시대 문서를 보면 노비에게 지급한 일당까지도 꼼꼼하게 기록했다. 정부가 투명성을 높이면 책임감이 높아진다. 위정자들의 말과 행동을 모조리 기록하고 공유한다면 거짓말이 들어설 자리가 없어지지 않을까? 

 덥다. 에어컨과 선풍기에 자꾸 눈길이 간다. 정부에선 전력사용량이 늘어 걱정이란다. 대통령실과 국방부, 정부종합청사를 대상으로 전기사용량과 전기요금을 정보공개청구해 봤다. 하다못해 국방부도 자료를 공개했는데 대통령실은 비공개 결정을 했다. 



무진장 성의없긴 하지만 국방부는 전기사용량과 전기요금을 공개했다. 국방부 청사 지하에는 태권V가 없는게 확실해 보인다.



 “청와대 주요시설은 국가보안목표 최상위 시설로서 관련사항이 공개될 경우 국가안전보장 등에 어려움이 발생할 소지가 있어 공개할 수 없음”이란다. 처음 알았다. 청와대 전력사용량이 그렇게 무시무시한 정보였다니. 설마 정말로 지하벙커에 태권V를 숨겨놨기 때문에 전력사용량을 밝힐 수 없는 것일까? 

 얘기 나온김에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정보를 전격 공개하련다. 2009년 대통령실 전기 총 사용량은 622만 6980KwH, 사용요금은 6억 7500만원이었다. 어떻게 알아냈을까? 2010년에 정보공개센터가 정보공개청구한 것에 대해 대통령실에서 그렇게 답변했다(http://www.opengirok.or.kr/1369). 당시 그 기밀 정보를 공개한 대통령실 담당자를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고발해야겠다. 업무 담당자 이름을 보니 죄다 윤oo, 정oo로 돼 있다. 무척이나 특이한 이름이니 검거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을 듯 하다. 


2011/08/31 - [기록관리.정보공개] - 이명박 정부 최고 비밀조직은 청와대?

서울신문 2012년 7월20일자 기자수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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