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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생각/지방재정

자립형사립고에 특혜 주던 서울시 뒤늦게 전전긍긍

by betulo 2012. 6.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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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가 은평뉴타운에 2010년 개교한 자립형사립고인 하나고에 각종 특혜를 약속하는 임대차계약서를 체결했다가 뒤늦게 계약 변경도 못하고 전전긍긍하고 있다.

 서울신문이 30일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단독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시는 지난 2009년 하나고를 상대로 50년에 걸친 장기임대와 사실상 무상이나 다름없는 임대료 책정, 전교생 중 15%에게 장학금 지급 등을 약속했다. 하나고에 대해서는 여러 차례 특혜 논란이 있었지만 계약서 내용이 공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시는 지난해 박원순 서울시장이 취임한 뒤에야 부랴부랴 시 예산으로 장학금을 지급하는 것에 대해 특혜 혹은 형평성 논란이 불거질 것을 우려해 계약서 개정에 나섰다. 하지만 협약 당사자인 하나학원측은 협약을 체결한지 3년밖에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난색을 표하고 있는 상황이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학교법인 하나학원 김승유 이사장이 2009년 1월 체결한 ‘은평뉴타운 자립형사립고 부지 임대차계약서’에 따르면 시는 은평구 진관외동 119-25 일대 2만 6447.6㎡ 부지를 하나학원에 2009년 1월부터 2059년 1월까지 50년간 임대해줬다. 계약 연장에 대해서도 50년 범위 안에서 계약을 갱신할 수 있다면서 “본 계약의 연장을 긍정적으로 그리고 호의적으로 고려할 것을 동의한다.”고 못박았다.

 임대료도 “전년도 기준액에 매년 소비자물가상승률을 곱하여 산정한다.”고 하면서도 곧바로 “단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최고 3%까지 적용한다.”는 단서조항을 달았다. 이 조항에 따라 하나학원이 시에 납부한 임대료는 2009년 3억 5805만원, 2010년 3억 6808만원, 2011년 3억 7875만원에 불과했다. 사실상 100년 무상임대인 셈이다. 

 하나고가 2010년 개교한 뒤 시는 계약에 따라 학생 15%에게 입학금, 수업료, 기숙사비 등 1인당 600만원에 이르는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이를 위해 시에서 2010년부터 올해까지 집행한 예산만 10억원에 이른다. 문제는 서울시내 자사고 25곳 가운데 15%나 장학금 혜택을 주는 전례가 없다는 점이다.


  여러 차례 특혜문제를 지적했던 김명신 시의원에게 시가 지난 15일 제출한 ‘하나고 장학금 관련 협의 진행상황 보고’ 문건에 따르면 시 교육협력국 역시 “하나고에 대해서만 서울시가 많은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어 특혜 또는 형평성 논란”이라고 인정했다. 


 시에서는 지난해 10월 박 시장이 취임하고 나서야 부랴부랴 계약 변경 노력에 착수했다. 시 문건에 따르면 지난해 12월17일 시는 하나고 관계자를 소환해 “타 학교 장학금 지원과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취지 설명하고 임대차계약 개정을 위한 협의 요청”을 했지만 재단측은 “체결 후 불과 3년도 지나지 않아 현행 계약대로 이행해 줄 것을 시에 요구”했다.

 지난 1일에는 시 학교지원과 관계자가 하나고를 직접 방문해 “계약 개정 불가피성”을 설명하고 “협의에 응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하나고 김진성 교장은 10일 김상범 행정1부시장을 방문해 형평성 문제를 상호 검토하기로 했다. 시는 바로 다음날 “협의 무산될 경우 시가 일방 조치시 법적 효력 및 책임문제”에 대한 법률검토를 요청했다. 하지만 최근 일방적으로 계약을 변경하는 것은 소송 위험이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 이래저래 난감한 상황에 빠진 셈이다.  

 최홍연 시 교육지원과장은 “사회적 배려 대상자도 양질의 교육 기회를 받을 수 있도록 시와 하나학원간 전체 학생정원의 30% 학생에게 각각 15%씩  장학금을 지원토록 협약을 체결해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다만, 향후 하나재단의 사회적 배려대상자 지원 규모를 확대하고 시는 줄여나가는 방안으로 협의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시의원은 “계약 자체도 특혜인데다가, 하나고가 귀족학교 비판을 면피하기 위해 저소득층 자녀를 입학시키는 것인데 시가 들러리를 서주고 있다.”고 시를 강력히 비판했다. 

 

하나고등학교 개교식에서 축사하는 오세훈(한때 서울시장) 사진출처= 하나고등학교 홈페이지

하나고 임원진 명단. 이름 그대로 하나금융지주 산하 사립고등학교 되시겠다. 심지어 학교 홍보 문제도 하나금융지주 홍보팀에서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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