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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07 12:22

[공공외교] 해외 한국학 실태 분석




세계 무대에서 한류가 확산되고 한국 기업이 약진하고 있다는 보도가 줄을 잇고 있다. 하지만 학문적 뒷받침이 없으면 한순간의 유행에 그치기 쉽다. 중국과 일본은 유럽에서 꾸준히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노르웨이 오슬로국립대에서만 중국어와 일본어 과정 지원자가 해마다 200명이 넘는다. 독일 하이델베르크대학은 정규 관리 인력을 50명이나 고용해 동아시아학 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다. 공공외교가 상대국 국민의 마음을 직접 얻는 외교라고 한다면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관점에서 상대국 국민의 이해와 공감을 높이는 작업이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학술 교류, 특히 해외에서의 한국학 발전은 공공외교의 밑돌 다지기라고 할 수 있다.

자료제공: 김태환 국제교류재단 공공외교사업부장


  영국의 명문 옥스퍼드대에서 1994년 개설한 한국학 프로그램은 학생들에게 높은 인기를 얻으면서도 늘 퇴출 대상 1순위라는 꼬리표가 따라 다녔다. 한반도가 역사적으로 동북아시아 지역의 가교 역할을 한 덕에 이대학의 중국학 및 일본학 전공자들은 한국사는 동북아 역사에서 마지막 퍼즐 조각 같아서 한반도 역사를 배워야 이 지역 역사 학습을 완성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 대학은 2000년대 중반 재정난을 겪자 2007년부터 과정을 폐지하기로 했다. 한국학 과정은 1875년 설립된 중국학 과정이나 1960년 문을 연 일본학 과정에 비해 역사가 턱없이 짧은 데다 담당 교수 도 2명뿐이어서 대학 운영자들은 문을 닫아도 큰 혼란이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 이 대학 관계자는 한국 기관 등이 급히 지원금을 보내와 가까스로 문 닫을 위기에서 벗어났지만 영국의 다른 대학에서도 폐쇄 위기를 겪는 한국학 과정이 많다.”고 전했다.


셰필드대 역시 2009년 한국학 전공자인 제임스 그레이슨 교수가 퇴임하면서 한국학 과정이 덩달아 없어질 뻔했다. 우리 정부에 따르면 해외의 한국학 과정은 가파른 확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현장 상황을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면 사정은 여전히 열악하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12개국 69개 대학에 한국학 관련 교수 100명이 재직 중이고 한국학 강좌 수강생은 연간 9000명을 넘어섰다. 하지만 이 같은 수치에도 불구하고 한국학의 위상은 불안하다. 왜일까.


현장에서는 한국학 프로그램 운영과 학술 연구 등에 쓸 자금을 확보하기 어려운 탓이 크다.”고 하소연한다. 리처드 부시 브루킹스 연구소 동북아시아센터 소장은 예컨대 중국은 세계적 중요도가 커지고 있기 때문에 미국 내 투자자나 기관으로부터 손쉽게 연구 자금을 모을 수있다.”면서 한국의 경우에는 미국에서 지원금을 모으기 쉽지 않고 이 때문에 전문가 육성에도 어려움을 겪는다.”고 말했다.


노르웨이 오슬로국립대는 2000년 한국어학사과정을 개설했지만 그 해 지원자는 두 명에 그쳤다. 2002년 다시 학생을 선발했지만 역시 지원자는 2명 뿐이었다. 2004년에 10명이 지원했지만 결국 이들이 한국어 과정을 수료한 2006년 이후로는 새로운 학생들을 뽑지 않고 한국어과정 자체도 사라졌다. 중국어와 일본어 과정 지원자가 200명을 넘는것과 비교하면 너무나 큰 차이였다. 이 대학 박노자 동방언어·문화연구과 교수는 한국어를 배우겠다고 신청하는 학생이 있으면 자매결연을 맺은 연세대에 교환학생으로 보내고 학점을 인정해주지만 그마저도 연간 1~2명에 그친다.”고 말했다

출처: http://ngrams.googlelabs.com

1500년부터 2000년대까지 영어와 독일어 서적에서 한국, 중국, 일본 등장 빈도 그래프. (출처: http://ngrams.googlelabs.com)



한국어 교육 기관 운영에도 문제가 있다. 현재 해외 한국어교육은 대상에 따라 외국인 교육은 세종학당(16개국 28개소), 재외동포 대상은 한국학교(30개교한글학교(1885개교한국교육원(39개원) 등이 맡는다. 소관도 문화체육관광부와 재외동포재단으로 이원화돼 있다. 하지만 관련 예산은 재외 한국어교육의 대부분을 포괄하는 한글학교 지원예산이 66억원, 세종학당은 35억원에 불과하다. 그나마 문화부 조사에 따르면 200910월 기준 교사 1인당 평균 학생수가 20명 이하인 학교는 약 6%에 불과할 정도로 열악하다.


당장 문화부와 재외동포재단, 교육부 등으로 나눠져 있어 일관성 있는 사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재외동포조차 대부분 제2외국어로 한국어를 배워야 하는 상황에서 재외동포와 외국인으로 대상을 나눈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논란도 적잖다.


일부에서는 지원자가 부족해 한국학 과정이 폐지되고, 이로 인해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도 배울 곳이 마땅찮은 현상이 일어나기도 있다. 독일 하이델베르크대학 심리학과 박사과정 심가영씨는 “1년 반 정도 독일인 두 명에게 한국어 개인교습을 해 준 적이 있다.”면서 이들은 몇 달 동안 사설 언어학원에서 한국어를 배워오다가 학생 수가 최소 인원을 넘지 못해 전전긍긍 하다가 나와 연결이 됐다.”고 말했다.


독일 하이델베르크대학 동아시아대 도서관 하노 레허 관장이 소장하고 있는 중국 관련 도서 앞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1960 년대에 건립된 이 도서관은 독일에서 중국 관련 서적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


최근 국제교류재단 주최로 서울에서 간담회를 가진 해외 한국학자들은 한국학 발전을 위한 예산 지원 강화를 촉구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예산 집행이나 사후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한국학 사업의 속사정을 잘 아는 한 외국인 전문가는 국내기관들이 성과 위주로 연구 자금을 지원하고도 제대로 모니터링을 하지 않는 사례가 많다.”면서 예산을 효율적으로 집행하려면 묻지 마 지원행태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대 라틴아메리카연구소 이성형 HK교수가 국회입법조사처 간담회에서 발표한 멕시코 사례는 많은 것을 시사한다. 멕시코 교수양성 고등교육 기관이라 할 수 있는 엘 콜레히오 데 메히코(콜멕스)에 한국학 과정이 생긴 적이 있지만 스페인 언어학과 라틴아메리카 문학 전공자를 교수로 뽑아 제대로 된 한국 관련 교육이 되지 않았다. 학교당국과 대사관, 한국국제교류재단 사이에 지속적인 지원 여부를 둘러싸고 갈등이 커지다가 결국 2001년 지원 자체가 끊기고 한국학 과정도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이 교수는 중남미를 대표하는 고등교육기관인 콜멕스에서 조급하게 접근했다 상처만 남겼다.”, 단계적 접근이 아니라 한국사 개론, 시가문학 등으로 교과를 채우고 관심을 끌 수 있는 현대 한국에 대한 수업은 태부족이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스페인어 전공자를 교수로 선임한 것도 큰 실수였다.”고 지적했다.


위 내용은 2011년 8월3일 서울신문 16면에도 실렸습니다. 지면상황에서 따라 분량과 내용 등이 일부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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