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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횡사해/공공외교

한국의 소프트파워는 어느 정도

by betulo 2010. 4.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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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회에서 우호적 여론을 얻는 것과 적대적 여론이 형성되는 것을 막는 노력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일부 국가들은 이런 이유에서 최근 공공외교에 대한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는 한편, 자국에 유리한 국제환경 조성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요.

공공외교란 무엇일까요. 공공외교는 조지프 나이, 리처드 아미티지 등 미국의 석학들이 1년에 걸친 연구 끝에 2007년 내놓은 ‘스마트 파워‘(Smart Power)의 5대 핵심 전략 가운데 하나였을 정도로 중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공공외교는 쉽게 말해 상대방 국민들의 ‘공감과 이해’를 직접 얻기 위한 정치활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각국이 BBC와 CNN을 염두에 둔 국제뉴스채널을 만드는 것도 자국의 목소리로 상대국 국민들의 ‘공감과 이해’를 확보하겠다는 국가전략의 일환인 셈이기도 하고요.

그럼 한국의 ‘스마트 파워’는 어느 정도일까요. 19일 영국의 BBC방송이 보도한 내용이 중요한 시사점이 될 듯 합니다.

BBC방송에 따르면, 세계 각국의 국민들 가운데 32%가 ‘한국이 세계에 좋은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하는 반면 ‘세계에 나쁜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하는 비율도 30%라고 합니다.(http://news.bbc.co.uk/2/hi/in_depth/8626041.stm)

영국 BBC방송은 전 세계 2만 9977명을 대상으로 작년 11월부터 올해 2월에 걸쳐 공동실시한 국가별 여론조사를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조사는 국가 이름을 제시한 뒤 그 국가가 “세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지 혹은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지” 묻고 △주로 긍정적 △주로 부정적 △상황에 따라 다르다 △중립 △모름·해당없음 등으로 답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질문 자체는 단순해 보이지만 특정 국가에 대한 긍정적 평가 정도는 상대국 국민들의 자발적 동의에 호소하는 ‘소프트 파워’의 수준을 보여 준다는 점에서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조사방식은 국가별로 전화나 면접 가운데 하나를 택해 실시했다. 조사 대상자들은 아시아에서는 한국·중국·일본·인도, 아메리카대륙에서 미국·캐나다·브라질, 유럽에선 독일·영국·프랑스, 아프리카에서는 이집트, 케냐 등 대륙별로 28개국에서 선정했다. 이 가운데 15개국은 2005년 첫 조사부터 해마다 조사대상에 포함됐다.

●유럽인들 한국 부정적 인식

한국에 대한 응답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유럽에서 부정적인 응답이 상당히 높게 나온 것입니다. 독일(긍정 28%, 부정 53%), 스페인(긍정 22%, 부정 46%), 이탈리아(23%, 부정 46%), 프랑스(긍정 30%, 부정 45%) 등이다. 특히 스페인, 이탈리아에선 ‘나쁜 영향’ 답변이 ‘좋은 영향’ 답변보다 두 배 이상 높게 나왔습니다. 한반도 주변 4대 강대국에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많은건 그나마 다행입니다. 미국인들은 ‘좋은 영향’ 46%, ‘나쁜 영향’ 28%로 답했으며, 중국의 경우 57%와 20%, 일본은 36%와 9%, 러시아 28%와 23%였습니다.

●독일, 캐나다, EU, 일본 등 ‘긍정적 인식’

세계에 가장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뽑힌 나라는 59%를 기록한 독일이었습니다. 일본과 유럽연합(EU)이 53%로 뒤를 이었고요. 특히 독일은 캐나다와 함께 세계에 ‘나쁜 영향’을 끼친다는 응답도 14%로 가장 적게 받았습니다. 이는 조사대상 국가 가운데 독일과 캐나다가 세계에서 가장 ‘미움을 덜 받는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미국은 2005년 조사를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좋은 영향’(46%)이 ‘나쁜 영향’(34%)보다 높게 나왔습니다. BBC방송은 이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취임에 따른 긍정적 이미지 상승 때문으로 분석했습니다. 2005년 조사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38%에 그쳤던 미국은 2007년에는 28%로 10% 포인트나 폭락했지만 지난해(35%)를 거치면서 신뢰를 적잖이 회복 중인 것으로 보입니다. 지도자가 차지하는 중요성을 보여주는 사례가 아닐까 싶습니다.

중국도 ‘좋은 영향’이 41%를 받아 ‘나쁜 영향’(38%)보다 약간 높았습니다.

●이란, 이스라엘, 북한 ‘부정적 인식’

세계에 가장 ‘나쁜 영향’을 미치는 나라로는 이란이 꼽혔습니다. 응답자들 중 56%는 세계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국가로 이란을 꼽았고요. ‘좋은 영향’을 끼친다는 대답은 15%에 그쳤네요. 파키스탄, 이스라엘, 북한이 각각 ‘나쁜 영향’ 면에서 51%, 50%, 48%로 뒤를 이었습니다.

북한에 대해 가장 부정적으로 응답한 나라는 일본으로 ‘나쁜 영향’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90%나 된 반면 ‘좋은 영향’이라고 답한 비율은 1%에 그쳤습니다. 한국에서도 북한에 대해 ‘나쁜 영향’ 응답이 90%나 됐지만 ‘좋은 영향’ 답변은 5%를 차지했습니다. 독일도 부정적 답변이 86%에 달했다. 북한과 ‘혈맹’ 관계인 중국에서도 ‘좋은 영향’ 응답은 24%, ‘나쁜 영향’ 응답은 40%로 부정적인 인식이 높게 나왔네요. 북한에 대해 긍정적인 응답이 더 많은 곳은 인도네시아와 나이지리아뿐이었습니다. 인도네시아와 나이지리아는 ‘좋은 영향’과 ‘나쁜 영향’이 각각 30%-28%, 35%-29%로 나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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