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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생각

예산은 이런데 쓰라고 있는거다 [090204 예산브리핑]

by betulo 2009. 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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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기사 짚어보기] 26억이면 시각장애인 130명에 사회적일자리



<예산기사 짚어보기>를 쓰면서 항상 느끼는 건 ‘미담기사’가 너무 적다는 점이다. 자칫 ‘공무원은 나쁜놈, 세금은 도둑질’이란 선입견만 심어주는건 아닌가 우려스럽기도 하다. 그래도 오늘은 미담기사에 가까운 기사를 발견해서 아주 기분이 좋았다.


한겨레 2월4일(수)자에 실린 기사(시각장애 안마사들 "어엿한 직장인 됐어요")를 종합하면 이렇다. 전남 목포시 위탁으로 시각장애인 안마사 10여명이 2007년 9월 노인들에게 안마 치료를 제공하는 ‘클린안마센터’를 시작했다.


정부예산 2억원과 시·도 예산으로 “저소득층 노인들에게 주는 2만8천원짜리 안마서비스 이용권(바우처)과 본인부담금 1천원을 받고 한 달에 한 차례씩 안마를 해 주는” 사업이다. 한겨레 따르면 안마사들은 건당 2만9천원 가운데 1만5천원을 매출로 올려, 월평균 140만원을 벌고 있다.


한겨레는 “보건복지가족부는 목포시 지역사회서비스 투자를 선례삼아 올해 시·군·구 지방자치단체 19곳이 시각장애인 안마서비스 사업을 신청했다”면서 “이들의 삶을 바꾼 ‘안마 사회서비스’ 사업이 전국 10여곳으로 늘어날 전망이다.”고 보도했다.


장호연 복지부 사회서비스사업과장은 “지자체들이 주민 삶의 질을 높이고 취약계층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걸맞는 사회서비스 투자 사업을 하면 중앙 정부 예산으로 70%를 지원한다”며 “올 사업 공모에선 ‘시각장애인 안마서비스’를 우선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고 한다.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시각장애 안마사 자격자는 7000여명으로 대한안마사협회 회원 35%가 실직 상태다. 경기 불황을 심하게 타고 스포츠마사지 등 경쟁 업종에 밀리면서, 안마시술소는 지난해 15%가 문을 닫은 상태다.


복지부 사회서비스사업과에 전화를 해서 물어봤다. 들어보니 올해 복지부는 시각장애인 안마 서비스 사업에 60억원을 책정했다. 신청한 19곳에 대해 심의중인데 대략 13~14곳에 국고지원할 것으로 본다. 지자체는 30%를 부담해야 한다.


고용창출효과를 물어보니 국비와 지방비 합쳐 지원예산 2000만원당 1명꼴로 일자리가 생긴다고 한다. 13곳에 국비와 지방비 2억씩 26억원이면 시각장애인 130명 가량이 주5일 근무에 아침 9시 출근, 저녁 6시 퇴근하는 안정된 생활을 하면서 140만원 가량 수입을 올릴 수 있다는게 가능하다.


배가 산으로 가게 하는데 수십조원을 쏟아부어도 사회적약자에게 돌아가는 건 없다. 하지만 26억원만 사회적일자리에 지원하면 100명이 넘는 사회적약자가 ‘좋은 사회적 일자리’를 얻게 된다. 상대적이긴 하지만 이런게 바로 ‘정치적으로 올바른’ 예산집행이 아닐까?


경향 보도(시각장애인들 일자리 얻고, 노인들은 건강 챙기고)도 비슷한 내용을 담고 있다. “대전시와 관내 시각장애인 30명은 오는 19일 대전시노인종합복지관에서 ‘시각장애인 헬스 키퍼(Health Keeper)’ 발대식을 연다. 시각장애인 헬스 키퍼들은 앞으로 대전지역 노인복지관과 사회복지관 등을 순회하면서 노인들에게 안마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들은 15명씩 2개 조로 나뉘어 매일 2개 복지관을 방문, 신경통·관절염 등 각종 노인성 질환을 앓고 있는 노인 200여명에게 1명당 20분씩 안마서비스를 제공한다. 시각장애인연합회와 안마사협회 대전지부 등은 헬스 키퍼로 활동할 수 있는 시각장애인 안마사를 선발, 이 프로그램에 파견했다.”


경향은 “어려운 경제상황 속에서 일자리가 끊겨 애를 먹던 시각장애인들은 새로운 일자리가 생기자 이를 크게 반기고 있다.”고 전했다. 경향에 따르면 대전시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하루에 4시간씩 안마서비스를 제공하는 시각장애인 헬스 키퍼들에게 매월 60만원 정도의 수당을 지급할 예정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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