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雜說/자작나무책꽂이

독서를 통해 본 2008년 결산

by betulo 2009. 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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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이다. 이제는 작년이 돼 버린 2008년을 결산해보자. 2008년 한 해 동안 나는 책 64권을 읽었다. 논문은 27편 읽었고 토론회 보고서 등 소책자 일부와 한 해 동안 나온 모든 시사IN을 읽었다.

책과 시사IN, 논문 등 내가 작년에 읽은 모든 활자를 쪽수로 환산하면 2만 8390쪽이 된다. 월평균 2365.8쪽이다. 가장 많이 읽은 건 2008년 1월이다. 책으로는 9권, 쪽수로는 3260쪽이다. 가장 적게 읽은 건 2권과 1488쪽을 기록한 7월. 역시 나는 여름보다는 겨울에 힘이 솟나 보다. 혹은 새해 결심이 갈수록 무뎌진건가...

내가 어떤 책을 읽었고 얼마나 읽었나 기록하기 시작한 건 군대를 제대하고 나서부터다. 그 전에는 수첩에 적어놨는데 군대제대하고부터 한글파일에 기록하기 시작했다. 작년 목표는 당초 80권, 3만쪽이었다. 한달에 7권, 2500쪽씩 읽어야 가능한 목표다. 목표에는 미치지 못했다. 올해에는 목표를 약간 하향조정하기로 했다. 

구분

쪽수

1월

9

3260

2월

5

2168

3월

6

2926

4월

4

2103

5월

4

2181

6월

9

2869

7월

2

1488

8월

8

3029

9월

4

1887

10월

4

2488

11월

4

2212

12월

5

1779

합계

64

28390


작년 동안 읽은 책들을 쭉 훑어보고 대표적인 주제별로 묶어서 평가해보자.

먼저 예산 관련 책.

한국행정학회 재무행정연구회가 2007년 펴낸 <현대재무행정이론>은 재무행정과 관련한 해외 학자(사실은 미국학자)들의 대표논문 해설본이라고 할 수 있다. 전체적으로 지루하다.

한국이 앞으로 가야 할 길을 복지국가로 설정하고 이를 위한 재정정책을 어떻게 짜야 하는가를 논한 책 두권 윤영진 외(2006) <한국형 복지모델 구축을 위한 조세․재정정책 방향>과 강병구 외(2007) <미래 한국의 조세재정정책>은 아주 유익했다. 정광모(2008)의 <또 파? 눈먼 돈, 대한민국 예산; 256조 예산을 읽는 14가지 코드>는 예산정책에 대한 대중 입문서로서 손색이 없는 책이다. 이런 책이 더 많이 나와야 한다. 

경제 관련 책은 많이 읽기는 했지만 노트정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게 많이 아쉽다.

가장 많이 읽은 건 장하준의 저작이었다. <
나쁜 사마리아인들; 장하준의 경제학 파노라마>를 시작으로 <주식회사 한국의 구조조정 무엇이 문제인가> <장하준, 한국경제 길을 말하다>를 읽었다. 1월에 읽은 <나쁜 사마리아인들>은 출판시장 불황까지 걱정하는 심모원려(深謀遠慮)한 국방부의 배려까지 겹쳐 대박이 난 책이다. 국방부의 사려깊음과 좋은 책을 알아보는 안목에 다시한번 경의를 보낸다. 국방부가 있기에 내 군생활은 헛되지 않았다.  

예산정책을 다룬 책에서 한국형 복지국가로 방향을 설정한 책들을 말했지만 <스웨덴 모델, 독점자본과 복지국가의 공존>(김인춘, 2007)이나 <폴 크루그먼 미래를 말하다>(폴 크루그먼, 2008), 금융세계화와 한국 경제의 진로>(조영철, 2007) 등은 모두 우리가 나아가야 할 경제정책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책들이었다.

경제사와 관련해 <유한계급론; 문화․소비․진화의 경제학>(원용찬, 2007)이나 <금융제국 JP 모건>(론 처노, 2007)은 경제사로서 내게 주는 재미가 아주 컸다. <한국 고도성장기의 정책결정체계>(강광하 외, 2008)도 경제기획원을 통해 본 한국 경제정책사라는 면에서 공부가 많이 됐다.

주류경제학이라고 하는 신고전파 경제학을 이토록 근본부터 헤집어놓은 책을 발견하기는 쉽지 않을거다. 올해 이 책을 읽은건 내게 정말 행운이었다. <부의 기원; 최첨단 경제학과 과학이론이 밝혀낸 부의 원천과 진화>(에릭 바인하커, 2007)는 복잡계이론을 통해 경제학을 새롭게 재구성하는 책이다. 읽어보시길 권한다. 808쪽이나 되는 분량이 부담스럽긴 하겠지만 편안한 마음으로 읽으면 생각만큼 어렵진 않다. 

행정/정책/사회 분야 책 중에는 <법률사무소 김앤장>(임종인,장화식, 2008),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조지 레이코프, 2006)가 눈에 띈다.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대한민국 정책지식 생태계>(2007)도 복잡계에 대한 관심을 갖게 만든 책이다. 


인권을 다룬 책으로 <인권의 문법>(조효제, 2007)과 <
십중팔구 한국에만 있는!>(오창익, 2008)을 읽었다. 모든 분들께 권해주고 싶다.

일과 관련해서 저널리즘 관련 책을 많이 읽었다. <한국 기획기사와 미국 피처스토리 비교분석>과 <스트레이트를 넘어 내러티브로>는 기사를 어떻게 쓰고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에 대한 많은 고민을 하게 만든 책이었다. <글러벌 시대, 금융저널리즘의 이해>와 <경제 저널리즘의 종속성>은 경제기사에 대한 치열한 비판이 나를 부끄럽게 만든 책이다. 


<한국 현대사 산책>은 이제야 1960년대까지 다 읽었다. 70년대, 80년대, 90년대 등 갈 길이 멀다. <
오류와 편견으로 가득찬 세계사 교과서 바로잡기>는 세계사 교과서의 오류가 얼마나 많은지를 보여주는 책이다. 역시 추천 꾸~욱. 

독특하게 과학사 책으로 <만물의 척도>가 아주 재미있었다. 프랑스혁명 당시 미터법 확정을 위한 과학자들의 열정, 오류와 왜곡에 대한 과학자들의 인식에 대한 철학적 고찰이 아주 내 눈을 사로잡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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