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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생각

나라 망치기 실용주의, 감세와 삽질에 올인

by betulo 2008. 12.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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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경제살리기’에 성공할 수 있을까. 2009년도 예산안에 담긴 정부의 경제살리기 방향은 감세(부자세금 깎아주기)와 대규모 건설경기 부양, 규제완화와 민영화 등으로 모인다. 이XX식 건설경기 부양은 오로지 ‘삽질예산’ 증액으로만 나타난다.


내년도 사회간접자본 예산안이 24조 8000억원, 반올림해서 25조원. 올해보다 26.7%나 늘었다고 한다. 운하조차도 처음엔 물류나 생태, 혹은 관광을 생각했을진 모르지만 지금은 삽질예산 관점에서 접근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삽질예산으로 경제살릴 수 있을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일본이다. ‘건설족’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경기회복을 위해 토목공사를 남발했던 일본은 10년 장기불황을 겪었다. 한국은? 전 경제부총리이자 모피아(재경부 마피아)의 수장이라는 이헌재조차도 11월 28일 서울대 강연에서 “일본의 실패에서도 알 수 있듯이 사회간접자본 투자는 신중해야 하고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경고할 정도다.


한겨레에 실린 <감세할 돈 20조면 서민 일자리가 100만개>(한겨레, 081208, 월, 5면)는 부자세금 깎아주기와 건설경기 부양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는다. 한겨레는 삽질예산 집중은 고용창출 효과가 크지 않다는 점을 지적한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산업연관표’를 분석하면, 토목․건설업에서 10억원의 매출을 추가로 올릴 때 늘어나는 일자리는 8.7개에 불과하다. 제조업을 제외한 전 산업 분야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또 기계 도입이 크게 늘면서 건설업의 고용 창출 효과도 제조업처럼 떨어지고 있다.”


삽질예산으로 늘어나는 일자리가 좋지 않은 일자리라는 문제도 빼놓을 수 없다. 한겨레는 건설산업연구원이 지난해 만든 ‘건설근로자 고용안정 실태 및 정책 방안’을 인용해 “건설노동자들은 상시적인 고용불안 속에 하루 노동시간이 평균 10시간을 넘고, 비숙련공의 월평균 임금은 169만 4000원에 불과했다.”고 꼬집었다.


부자 세금 깎아주기는 경제망치기를 위한 대단히 실용적인 접근법이다. 당장 욕도 덜 먹고 본격적인 폐해는 잘하면 다음 정권이 뒤집어쓰게 돼 있다. 이미 이XX는 서울시장 시절 대규모 서울시 적자를 분식회계에 가까운 방법으로 숨겨놓고 서울시 흑자 자랑하며 대통령이 된 전력이 있다. 수 조원에 이르는 서울시 재정적자는 고스란히 지금 서울시장 오세훈이 ‘설거지’해야 할 몫으로 남았다.


<'부자감세' 메울 내년 적자국채 20조 넘을 듯>(경향, 081209, 화, 6면)은 대규모 감세(부자세금 깎아주기)로 인한 대규모 재정적자 문제에 집중했다. 경향은 “감세규모 왜 커졌나”를 통해 내년도 나라 곳간 대들보(이XX는 전봇대라 부른다)가 무너지는 과정을 설명한다.


(출처: 경향신문)


먼저 정부는 내년에 14조 2350억원의 세금을 감면하는 ‘세제개편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국회 심의과정에서 추가로 2조 2700억원으로 추정되는 추가 세금 깎아주기가 있었다.


“정부는 감세안을 확정하기 전 내년 국내총생산 대비 재정적자 비중을 올해의 2배 수준인 2.1%로 예상했지만 감세 규모가 늘면서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의 2%를 넘어서는 것은 2000년 이후 처음이다. … 성장률이 1% 포인트 낮아지면 세입은 1조 5000억~2조원 가량 줄어드는 것으로 추정된다.”


부자세금 깎아줘서 모자라는 정부 재정은 국채를 발행해서 메꾼다고 한다. “정부가 지난 9월 말 내년 예산안에서 밝힌 적자 국채 규모는 7조 3000억원이었다. 그러나 정부는 대내외 경제여건 악화로 지난달 초 수정예산안을 발표하면서 적자국채 발행 규모는 17조 6000억원으로 늘었다. 이번에 감세 규모가 더 커짐에 따라 적자국채 발행 규모는 20조원을 넘을 가능성이 크다.”


이XX가 말하는 경제 살리기는 '부자경제 살리기'


그럼 부자세금 깎아주기로 인한 재정적자는 경제살리기에 도움이 될까? 여기서 잠시 경제학자의 말을 인용해보자. 2006년 국내에서 번역 출간된 <그린스펀 경제학의 위험한 유산>을 쓴 서던 메소디스트 대학교(Southern Methodist University,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 있다) 경제학 교수 래비 바트라의 논의를 따라가 보자.


바트라는 1980년대 이후 미국의 성장률이 정체된 것은 세 가지 원인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바로 ①가파른 최상위 소득계층 세율인하 ②법인세 대폭 인하 ③역진적인 세금이다(바트라, 2006; 267).


“1970년대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낮아진 데는 물론 석유가격 폭등에 일부 원인이 있지만 1970년 9.6%에서 1980년 12.3%로 크게 오른 사회보장세 인상에서 또다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결국 높은 기름값과 사회보장세 인상이 1970년대 경제성장을 느리게 만들었다(바트라, 2006; 268).”


더 큰 문제는 1980년대 에너지 가격이 하락했는데도 성장률 둔화는 멈추지 않았다는 점이다(바트라, 2006; 269). 여기서 바트라는 1980년대 레이건 정권이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조세제도 변화를 성장률 둔화의 주범으로 지목한다. “다시 말해 최근에 나타난 형편없는 경제성과는 빈곤층에 대한 몰수에 가까운 과세 때문이라는 결론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바트라, 2006, 269).”


경제에도 도움이 안될 뿐만 아니라 우리가 추구해야 할 ‘보편적 복지국가 건설’에도 역행한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2006년 펴낸 <사회경제정책의 조화와 합의의 도출: 주요 선진국의 경험과 정책 시사점> 가운데 “미국:시장친화적 사회정책의 추구” 부분을 쓴  이상호.김흥종도 미국에 대해 비슷한 평가를 내린다.


“오늘 날 미국 빈곤문제의 핵심은 1980년대 이후 미국이 선택했던 복지축소, 탈규제, 유연화 정책이 1970년대까지 비교적 약한 수준에서나마 확대되던 복지제도를 축소함으로써 전통적인 자유주의 복지모델의 폐해를 교정할 수 있는 최소한의 수단마저 약화시켜 버렸다는 데 있다(이상호․김흥종, 2007: 197).”


사회안전망 구축이 시급하다


정부는 ‘낙수효과’를 말하지만 한겨레 기사는 오히려 ‘분수효과’를 강조했다.


(출처: 한겨레)


“경제위기로 어려움에 빠진 시민과 중산층을 위해 나랏돈을 직접 지원하는 것이다. 이들의 주머니에 돈이 쌓여야 내수가 살고 경제가 회복된다. … 돈은 충분하다. 정부의 애초 감세안에 따른 세수 감소분이 매년 20조원 가까이 된다. 정부가 내년 수정예산안에서 추가로 빚을 내겠다고 밝힌 돈이 10조 3000억원이다. 사회간접자본 예산까지 일부 줄이면 30조원이 넘는다. 이 돈을 서민에게 직접 지원하는 ‘민생뉴딜’에 투자하면 된다.”


한겨레는 시민경제사회연구소 연구위원 홍헌호의 주장도 인용한다. “정부가 1인당 2천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해 양질의 직업 훈련을 받게 하고, 복지 서비스 분야에서도 일하게 한다면 실질적인 고용 대책이 될 수 있다.”


한겨레는 “정부 예산으로 기존 일자리의 질을 높일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바로 비정규직 정규직화다. “당장 내년부터 5명 미만 사업장을 시작으로 2012년까지 300명 미만 사업장의 비정규직 200만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데 4년 동안 18조 2000억원이면 가능할 것으로 민주노총을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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