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雜說/아빠성장일기

울아들 성장동영상 제작 후기

by betulo 2008. 10. 5.
728x90


한동안 UCC란 이름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던 손수제작물(User Created Contents)도 시들해진 이후에야 나는 내 손으로 UCC란 걸 처음 만들어봤다.


아내가 서울신문 1면을 패러디해 만든 탄생신문



아내는 내가 10월 3일 열릴 돌잔치에 손님들에게 ‘성장동영상’이란 걸 보여주자며 내가 만들어보는게 어떠냐고 했다. 솔직히 성장동영상이라는 말 자체를 처음 들어봤다. 인터넷으로 검색해서 성장동영상에 관한 자료도 찾아봤다.


동영상을 어떻게 만들지? 아내는 윈도우에 있는 무비메이커를 이용하면 쉽게 만들 수 ‘있다더라’는 얘길 해줬는데 자료를 보니 과연 쉽게 만들 수 있을 것 같았다. “좋다. 내 손으로 만들어보자. (나도 돌잔치를 위해 뭔가 했다고 하려면 이거밖에 없다.ㅋㅋㅋ)”


원래는 9월 마지막주 여름휴가 기간 동안 만들려 했지만 휴가 동안엔 대학원 수업 과 수업 발표준비와 애보기로 다 지나갔다. 아내는 돌잔치 준비를 위해 밤새기를 예사로 했다. 액자틀로 쓸 수 있는 나무를 구해왔다. 나무에 수건을 입혀 멋들어진 사진액자를 만들었다. 서울신문 1면 기사를 패러디한 호외를 만들었다. 휴가기간 촬영한 돌사진에서 추린 기념사진판도 만들었다. 거기에 답례품, 장소예약…


아내가 돌잔치에 손님들 보여주려고 만든 액자용 사진.

휴가 내내 애보기를 하니 좋은 점도 있었다. 그전엔 엄마한테만 가던 아기가 이제는 나한테도 온다. 책읽어주고 기저귀 갈아주고 먹을거 챙겨주고, 울때 달래주고 잠온다고 하면 재워주고 옷갈아입히고. 솔직히 힘들다. 아이 돌보기에 여념없는 세상 모든 애엄마들에게 축복 있으라.


결국 휴가는 끝났다. 남은 시간은 1주일이 채 안된다. 일단 어떻게 만드는지 방법을 숙지했다. 하루가 지났다. 시나리오를 만들었다. 이틀이 지났다. 자정이 지나서야 시나리오에 맞는 사진이나 동영상을 찾아 하나씩 하나씩 동영상을 만들기 시작했다. 퇴근해서도 사진을 붙이고 동영상을 잘랐다. 그렇게 나흘이 지났다. 이제 목요일. 대학원 수업발표가 있었다. 수업이 끝나자 마자 택시를 타고 집에 와서 마무리 작업을 시작했다.


모든 작업을 끝내고 아내에게 시연회를 열었다. 아내가 꽤 흡족해 했다. 아내는 솔직히 동영상을 만들 수 있을거라고 기대도 안했다고 말해줬다. 기대이상이라며 친구들에게 자랑해야겠다고 했다. 빈말인건 알지만 그래도 기분은 좋았다. 시계를 보니 새벽 4시다.


해놓고 보니 두군데 빼곤 사진으로 이어붙인거라 동영상이라 하기도 쑥스럽다. 분량도 2분이 겨우 넘을 뿐이다. 그래도 좋다. 돌잔치에서 동영상을 보여줄 땐 쑥스러워 일부러 안봤지만 어쨌든 기분은 좋았다.


아래 동영상을 보는 이들이 혹시 겪을지 모를 혼란을 피하기 위해 미리 고백한다. 2분정도 지나서 음악은 들리는데 검은화면이 나오기 시작한다. 그때는 박수치고 얼른 일어나시라. 제작과정에서 생긴 착오로 인해 전체 상영시간에 포함하는 실수가 있었다.



'雜說 > 아빠성장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들이 처음으로 자기 이름을 말하다  (5) 2010.06.22
무당벌레와 우리 아들  (0) 2010.05.04
울아들 언어사전  (2) 2010.02.19
질투에 관하여  (9) 2009.10.15
칭찬은 아가를 걷게 한다  (2) 2008.12.25

댓글